의정부 음악도서관 시네마 클래식 피아노 음악회 후기
— 혼자여서 더 깊이 누린 주말 오후
안녕하세요. 빛으로 세상을 읽고, 일상 속에서 소소한 성찰을 나누는 숲향기입니다.
활기찬 주말 보내고 계시나요? 집 근처 의정부 음악도서관에서 아주 특별한 음악회가 열렸습니다. 이름하여 <피아노로 듣는 시네마 클래식>. 평소 좋아하던 영화와 뮤지컬 속 명곡들을 피아노 연주로 직접 들을 수 있는 멋진 기회였어요.

▲ 의정부 음악도서관 1층 오픈스테이지에서 열린 시네마 클래식 안내 포스터
함께하지 못했지만, 혼자여서 더 좋았던 시간
이렇게 좋은 기회를 혼자만 누리기 아쉬운 마음에, 서너 명의 가까운 지인들에게 미리 연락을 했어요. "오늘 음악회 같이 본 다음에, 끝나고 맛있는 저녁 식사 어때요?"
하지만 다들 주말이라 밀린 집안일이 있거나 선약이 있어, 아쉽게도 음악회는 함께하지 못한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다들 바쁘게 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이 선물처럼 주어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오늘 마저 읽어야 할 책 한두 권을 품에 챙기고 설레는 마음으로 혼자 도서관 문을 열었습니다.

▲ 커다란 통창을 통해 햇살이 부서져 내리는 오픈스테이지 전경
음악도서관에 들어서는 순간, 높은 층고와 격자창 너머로 푸르게 빛나는 초록빛 풍경이 가슴을 탁 트이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오후 3시, 선율이 시작되다
오후 3시, 'THE 피아니스트' 연주자분들의 손끝에서 감미로운 선율이 시작되었습니다. 슈베르트와 브람스의 클래식 곡들로 문을 연 무대는 우리가 사랑했던 영화와 뮤지컬 OST로 이어졌습니다. 익숙한 서사와 감동이 살아있는 멜로디들이 넓은 오픈스테이지 공간을 가득 채우기 시작하더군요.

모든 곡이 저마다의 빛깔로 아름다웠지만, 제 마음을 가장 깊이 울린 곡을 고른다면 단연 <사운드 오브 뮤직> 메들리와 <오페라의 유령>이었습니다.
통창 밖의 연록색 잎사귀들을 바라보며 듣는 <사운드 오브 뮤직>은 알프스의 싱그러운 초원을 떠올리게 하는 평온함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다정한 음률이 마음을 감싸 안아주는데, 혼자 여서 깊은 몰입감이 찾아왔습니다.
오페라의 유령 — 8개의 손이 만들어낸 압도
음악회의 대미를 장식한 <오페라의 유령>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습니다. 무려 네 분의 연주자가 한 대의 피아노에 앉아 여덟 개의 손(8 Hands)으로 건반을 휘감는데, 피아노라는 악기가 낼 수 있는 웅장함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온몸에 전율이 돋는 강렬한 무대였습니다.
역시 음반으로 듣는 것과, 연주자의 숨결과 손끝을 직접 눈으로 보며 감상하는 맛은 하늘과 땅 차이더군요.

▲ 뜨거운 박수갈채 속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린 음악회
열정적인 연주가 끝나고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 소리가 도서관을 가득 메웠습니다. 스마트폰에 이 아름다운 순간을 담아두려는 사람들의 온기 속에서 저 역시 아낌없는 환호와 박수를 보냈습니다.
음악 후, 책과 함께한 창가의 시간
음악이 주는 풍요로움 덕분에 영혼이 맑게 깨어나는 듯한 충만한 시간이었습니다.
초대했던 지인들과 음악회는 함께하지 못했지만, 고맙게도 저녁 식사는 함께할 수 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참 다행이고 감사한 일이지요. 각자의 바쁜 낮 시간을 보내고, 해질녘에 만나 나누는 따뜻한 밥 한 끼와 모처럼의 안부 확인.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았습니다.
지인들을 만나기 전까지 남은 한두 시간, 저는 도서관 창가 자리에 앉아 가져온 책들을 마저 읽었습니다. 귀에 머무는 클래식의 여운을 배경음악 삼아 활자 속으로 깊이 가라앉는 이 시간. 이것이야말로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신중년의 사치이자 축복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영혼을 채워주는 잔잔한 행복을 만나시기를 소망합니다.